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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전차선 노조, 이번엔 동해선 '타겟' 불법파업...업체 "울고 싶다"

노조, 현장 안전 확보 내세우지만...모터카·궤도 무단점거에 작업 일방 중지까지 "철도안전 위협"
중앙선 이어 '개통' 볼모, 사측에 요구안 제시 "도장 찍으라"
시위 참여 안하면 폭언·협박, 노조 속사정 들여다보니...결국 '돈'이 문제
전차선 노동자 위해선 "노조도 전차선 직군신설·현실 품셈 반영 힘모아야"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1/03/02 [10:30]

[진단] 전차선 노조, 이번엔 동해선 '타겟' 불법파업...업체 "울고 싶다"

노조, 현장 안전 확보 내세우지만...모터카·궤도 무단점거에 작업 일방 중지까지 "철도안전 위협"
중앙선 이어 '개통' 볼모, 사측에 요구안 제시 "도장 찍으라"
시위 참여 안하면 폭언·협박, 노조 속사정 들여다보니...결국 '돈'이 문제
전차선 노동자 위해선 "노조도 전차선 직군신설·현실 품셈 반영 힘모아야"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1/03/02 [10:30]

[철도경제=장병극 기자]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이 오는 9월 개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전차선 노조가 지난 1월부터 작업장 안전 확보를 요구하며 불법으로 모터카를 점거하는 등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복잡하다.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울산지역협의회와 건설노조 경인지역본부 전차선지부(이하 전차선 노조) 조합원은 지난달 24일 울산시청 앞에서 부산-울산 간 복선전철 건설현장 내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결의대회및 시민선전전을 열었다. 

 

이어 지난달 25일에는 국가철도공단(이하 철도공단) 영남본부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측은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으면 위험 작업을 전면 거부하는 투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 '개통' 볼모 전차선 공사현장서 잇단 파업 "이번엔 울산이다"

 

9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은 현재 전차선로 시공 등 후속 공정에 들어간 상태다. 

 

개통 전 약 6개월 정도의 시운전 기간이 확보돼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번 달까지는 전차선로 가설 공사가 마무리돼야 하는데 노조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도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번에 전차선 노조가 울산을 '타겟'으로 정한 것도 개통일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지난해 12월 중앙선 운행선 변경(절체)작업'을 놓고 파업한데 이어 '개통'을 볼모로 또 다시 파업을 하고 있다"며 "사측이 쟁의행위 자체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고, 교섭 의사도 충분히 있는데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지난 1월 22일에도 노조는 ▲A자형 사다리 사용금지 ▲안전난간 및 고리설치 등 안전지침이 현장에서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며 대전에 소재한 국가철도공단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업계측은 "A자형 사다리는 전차선 시공에서 숙련된 작업자들이 수십년 간 사용해오던 시공장비인데, 작업자 안전 확보를 위해서 보완했고, 고용노동부에서도 사다리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석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추락사고 방지를 위해 작업자들에게 이중 안전고리도 지급했지만 일부 작업자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작업자 안전 확보를 위해 규정된 지침들을 최대한 지키고,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부분도 보완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공공 발주가 대부분인 철도업계에선 작업자를 고용하는 사측도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큰 타격을 입기 때문에 관련 규정에 따라 사고 예방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노조가 마치 업계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안전을 외면하는 것처럼 주장하는데 이는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동해남부선 전차선로 가설 공사 현장에서 국가철도공단 소유 모터카를 불법 점거하며 시위 중인 전차선 노조원들(=제보사진)  © 철도경제

 

◆ 모터카·궤도 점거 "불법" 시공현장서 전차선 가설하다가 기습시위 "되려 철도안전 위협"

 

동해남부선의 경우 기존 운행선을 개량하는 사업으로 열차가 운행하지 않는 자정부터 새벽 6시 사이에 작업이 이뤄진다. 시간 내에 현장을 마무리하고 열차가 정상적으로 운행할 수 있도록 해야 철도 이용객의 안전도 확보될 수 있다.

 

업계에선 노조측의 시위, 교섭 방식이 '선'을 넘었다고 입을 모은다. 

 

동해남부선 작업 구간의 시위 현장에 있던 한 업체 관계자 A씨의 증언에 따르면 "작업 종료 시간이 임박해 현장을 정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설치 중인 조가선(전차선을 매달기 위해 상부에 가설하는 케이블)을 내팽겨치고 시위하는 것도 봤다"며 "운행선 공사의 특성 상 이러한 행위는 철도 이용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고 시공품질도 저하시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측 일부 조합원들은 철도공단 소유 작업장비인 모터카나 철도 궤도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는데, 이는 엄연한 불법행위"라고 덧붙였다.

 

현행 철도안전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르면 안전 확보를 위해 철도보호지구 내 사전 승인받지 않은 작업 및 출입 등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설령 승인을 받더라도 로컬 관제의 지시에 따라 철도안전운행관리자 등 규정된 인원을 배치해 작업을 이행해야 한다.

 

'작업장 안전'을 전면에 내세운 노조가 정작 안전과 직결된 기본적인 법규를 지키지 않고 시위를 하고 있는 셈이다. A씨는 "모터카를 점거한 노조 임원이 '내가 다 책임지겠다'고 외치더라"며 "오히려 무책임한 행동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 전차선로 가설 공사 도중 노조원들이 시위를 벌여 동해남부선 운행선 상에 조가선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 (=제보사진)   © 철도경제

 

◆ 파업 강행하는 전차선 노조 속사정 "결국 돈이 문제"

 

전차선 노조가 이처럼 개통이 임박한 공사 현장만 '타켓'으로 파업을 강행하는 속내는 무엇일까?

 

A씨는 "전차선 작업자 중 시위에 동의하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며 "노조측 사람들이 시위에 참가하지 않는 작업자들에게 폭언을 하거나 시위 참여를 강요하는 등 집단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차선 노조는 지난해에 처음 결성된 산별노조로 300명 미만의 지부다. 노조 입장에선 전임비(노조활동에만 종사하는 전임자의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충당하고자 조합비를 걷어야 하는데, 때마침 지난해 전차선 시공분야 발주가 늘어나면서 작업자 수요도 많아진 것이다. '세'를 키우기에 안성맞춤이다.

 

A씨는 "한국에선 (어용노조화될 우려가 있어) 사측이 조합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 아닌 '근로시간면제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 노조는 고용노동부가 제시하고 있는 기준보다 훨씬 많은 면제시간과 전임자수를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며 "신생 노조다보니 재정이 충분치 않을 것이고, 이 때문에 근로시간 면제시간과 전임자수를 최대한 확보해 월급을 받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사용자가 근로시간 면제한도를 초과 지급 행위 자체가 불법이고 이를 요구하는 것도 부당노동행위다"고 덧붙였다.

 

한 업체 대표는 "현재 노조가 사측에 법의 '선'을 넘어 과도한 요구안을 두고 '개통'이 임박한 작업장을 타켓으로 삼고 있는데, 노조의 요구안은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고 있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며 "회사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면 '직장폐쇄'를 할 수 밖에 없는데 철도업계인으로 시공 품질과 개통일에 영향을 주면서까지 하고 싶지 않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 국가철도공단 소유 전차선 작업장비를 불법 점거한 전차선지부 노조원들 (=제보사진)  © 철도경제

 

◆ 업계, 배전전공 품셈 설계가로 수주...노조 "더 달라"

 

노조가 제시한 임금인상안도 문제다. 현재 전차선 시공 발주 시 철도공단은 노임을 계산할 때 '배전 전공(電工)' 품셈에 준해 반영, 공사금액을 책정한다.  

 

배전 전공의 경우 상급 기능공이 일당 약 30~35만원까지도 받을 수 있지만, 사실 실제 업계 낙찰율이 평균 80%인 것을 고려하면 사측이 지급할 수 있는 임금은 최대 28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노조측은 배전전공 중에서 활선작업(活線, 전류가 통하는 전선을 만지며 작업하는 일) 수준의 임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활선작업은 위험요소가 크기 때문에 별도 품셈을 적용, 50여 만원까지 책정된다. 

 

업계측은 "전차선 시공은 단전된 상태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활선작업이 아닌데 노조는 사측이 지급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선 임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관련 규정 상 '전차선 작업자'의 품셈조차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다. 결국 전차선 작업자에 대해 품셈을 책정하기 위해선 법적으로도 해당 직군이 신설돼야 한다. 현재 관련기관 및 협단체에서도 직군 신설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 중이다.

 

결국 고용주와 작업자, 기관 등 전차선 관련 업계가 모두 상생하기 위해서는 전차선 관련 직군 신설 및 현실 품셈 적용 등 관련 법 개정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전차선 작업자들이 원하는 임금 지급을 위해서는 철도공단에서 노임 계산 시 적용할 수 있는 직군 신설이 매우 중요하다"며 "노조에서도 조합을 위해 과도한 요구안을 제시하기 보다 직군 신설 및 현장 상황을 반영한 품셈 인상 등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모든 전차선 노동자에게 득이 되는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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