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이슈] 고속열차 투입 노선, 새마을·무궁화호 적자 “나 몰라라”

고속열차 다니면 일반철도는 적자 보전 대상서 제외
PSO 대상 선정, 노선 아닌 구간별로 기준 개선 필요
소규모 역 정차하며 서민들 이용하는 일반철도, 지자체 ‘운영’ 관심 가져야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1/06/25 [17:45]

[이슈] 고속열차 투입 노선, 새마을·무궁화호 적자 “나 몰라라”

고속열차 다니면 일반철도는 적자 보전 대상서 제외
PSO 대상 선정, 노선 아닌 구간별로 기준 개선 필요
소규모 역 정차하며 서민들 이용하는 일반철도, 지자체 ‘운영’ 관심 가져야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1/06/25 [17:45]

▲ 영천역에 진입하고 있는 무궁화호(=자료사진, 2021년 4월 6일 촬영)  © 철도경제

 

[철도경제=장병극 기자] 전라선에 고속철도가 투입되면 새마을·무궁화호 등 일반철도를 운영하는 한국철도(코레일)가 적자를 모두 떠안게 돼 손실보상에 대한 기준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철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철도공공성 강화방안’을 주제로 특별세션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박동주 서울시립대 교수는 ‘일반철도 운영 문제점과 공공성 강화방안’을, 코레일 김한수 책임연구원은 ‘철도공익서비스의 보상기준 개선방안’을, 김현옥 책임연구원은 ‘철도 공공성 해외사례 조사분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지난해 코레일이 운영하는 일반철도 24개 노선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손실액만 약 1조 5천억 원에 이른다.

 

지난 2003년까지 1520억 원의 흑자를 냈던 경부선은 고속철도의 개통으로 상황이 반전됐다. 일반철도의 경우 지난 2016년에만 1351억 원의 손실이 발생해 최대 규모의 적자노선으로 전락했다. 

 

고속철도가 확대되면서 서민들이 이용하는 일반철도의 수익구조가 악화된 셈이다. 

 

▲ 지난 18일 한국철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철도 공공성 방안'을 주제로 특별세션이 마련됐다.     ©철도경제

 

박동주 교수는 “간선철도망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게 고속철도인데, 이마저도 수서고속철도(SR)과 분리되면서 KTX는 약 1천억 원의 (필요치 않은)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그나마도 고속철도에서 낸 이익으로 일반철도의 손실을 메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일반철도의 유지·보수 비용이 만만치 않다.

 

박 교수는 “일반철도 개량에 약 5.7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속철도에 우선 투자하다보니 순위가 밀린다”며 “더군다나 일반철도 노선은 인력의존도가 높은 노동집약적 유지·관리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기준으로 인건비 지출 비용은 고속철도가 매출액 대비 약 12%인데, 일반철도는 약 54%에 달한다.

 

하지만 일반철도의 원가보상률은 2014년 59%, 2019년 52%로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 철도운임은 11년째 동결상태이다. 이는 프랑스·독일 등 철도 선진국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박 교수는 “정부가 코레일에 PSO(공익서비스 비용)를 지급하고 있지만 16년 동안 평균 보상률은 75% 정도”라며 “이마저도 고속열차가 투입되는 노선은 PSO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강조했다.

 

경부선, 호남선, 경전선 등 고속열차가 투입되는 주요 간선 노선에 적자가 불 보듯 뻔한 새마을·무궁화호를 '공공성'을 위해 투입하고 있는데, 보상은 받지 못한다.

 

박 교수는 “만약 전라선에 SRT를 운영하면 일반철도 손실은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서울시립대학교 박동주 교수가 '일반철도 운영 문제점과 공공성 강화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 철도경제

 

간선철도망을 개량해 준고속열차인 KTX-이음이 순차적으로 확대 투입되고 있는 시점에서, PSO 지원 대상인 벽지노선을 선정 기준을 다시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벽지노선은 약 1000km 수준인데, 2025년에는 약 500km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레일 김한수 책임연구원은 “교통연구원이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경부선 통과지역 중 낙후지역 비율은 50%, 호남선은 83%, 전라선은 89%인데, PSO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낙후지역 비율이 50% 이상 노선 13개 중 8개 노선이 PSO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PSO 선정 기준을 ‘노선’으로 정하지 말고, 벽지노선을 통과하는 ‘구간’별로 접근해야 한다”며 “일반열차가 단거리 구간을 수시로 반복해 다닐 수 있도록 운행체계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해외의 사례처럼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해외에서는 보상 개념이 아닌 쌍방 간 합의하는 공공서비스계약(PSC) 방식으로 철도노선을 운영한다.

 

코레일 김현옥 책임연구원은 “일본에서는 ‘제 3섹터 철도’ 개념을 도입해 국철을 넘겨받은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지자체 등이 공동으로 자본을 투자한 특수법인 설립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철도 건설 및 운영단계에서 지자체의 실질적인 협력과 참여가 필요하다”며 “예컨대 지방교부세를 활용해 지방 철도건설·운영비를 신설하거나, 철도의 친환경성을 근거로 환경개선보조금을 신설하는 방안 등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 이 날 특별세션에서는 일본의 제3섹터 철도 개념 등 해외에서의 비수익 철도노선 운영 사례도 소개했다.  © 철도경제

 

적자선 운영을 코레일이 떠 안고 있는 구조에서 정부·지자체의 지원도 절실하겠지만, 코레일이 적극적으로 부대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제도의 개선도 필요하다.

 

김현옥 연구원은 “철도공사법 등 법적 규제로 인해 운송사업과 직접 연관성이 있는 부대사업만 할 수 있어 사업 영역이 제한된다”며 “일본의 경우 철도운영과 관련이 없는 특화사업까지 확대시켜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날 토론에 참여한 한국교통대학교 진장원 교수는 “지자체가 (간선)철도 ‘운영’에는 무관심하면서, 요구사항만 너무 많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서울시가 버스준공영제에 투입하는 예산이 연간 3500억 원 정도인데, 코레일의 PSO 보상이 이와 비슷한 금액”이라며 “지자체가 철도 건설만 요구할게 아니라 해당 지역의 철도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함께)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권용장 수석연구원은 “벽지노선이라는 용어가 현재의 문제를 풀어 나가는데 있어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며 “지역 혹은 지방노선 경영손실이라는 용어(개념)을 사용한다면 정책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설득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도배방지 이미지

한국철도, 한국철도학회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