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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차량부품 국산화가 살길1] 수입 의존 제동디스크ㆍ패드 국산화 "소재개발부터 중요"

고속열차 제동패드 교체주기 길어야 12개월, 제동디스크도 10년되면 바꿔줘야
코레일 수입품목 1위가 제동패드 4위는 디스크...국산화해야 유지ㆍ관리 비용 절감
유진기공은 제동디스크, 다윈프릭션은 제동패드 개발 "국제인증받아 해외 경쟁력 확보"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1/07/27 [20:01]

[철도차량부품 국산화가 살길1] 수입 의존 제동디스크ㆍ패드 국산화 "소재개발부터 중요"

고속열차 제동패드 교체주기 길어야 12개월, 제동디스크도 10년되면 바꿔줘야
코레일 수입품목 1위가 제동패드 4위는 디스크...국산화해야 유지ㆍ관리 비용 절감
유진기공은 제동디스크, 다윈프릭션은 제동패드 개발 "국제인증받아 해외 경쟁력 확보"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1/07/27 [20:01]

(철도경제신문X코레일 철도차량부품개발사업단 공동기획) 세계 철도시장 규모는 약 230조 원. 이 중 부품시장은 전체의 30%를 차지하지만 국내 철도차량부품의 세계 점유율은 1% 남짓이다. 철도차량 부품시장을 선도해야 할 국내 철도차량 부품업체는 영세하다.

 

철도경제신문은 철도차량 주요부품의 국산화를 지원하고,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R&D사업으로 추진 중인 '철도차량부품 연구개발사업'을 각 세부과제별로 취재한다. 이를 통해 철도차량산업의 현 주소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본다. / 편집자 註.  

 

▲ 지난 6월 열린 부산국제철도산업전에서 유진기공 부스 內 전시된 제동시스템.  © 철도경제

 

[철도경제=장병극 기자] 철도차량의 제동시스템은 열차의 속도를 줄이거나 정지시키는 핵심 장치이다. 제동 장치에 들어가는 부품이 파손되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최악의 경우 열차가 멈출 수 없다. 곧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철도차량의 제동시스템은 크게 회생제동ㆍ저항제동 등 비마찰제동과 마찰제동으로 나뉜다. 여기서 마찰제동은 스프링력ㆍ공압ㆍ유압 등을 마찰시켜 열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제동방식이다.

 

마찰제동의 경우 처음 작동시키는 방식은 다르지만, 최종적으로 '마찰'을 시켜야만 한다. 

 

여기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 제동디스크와 제동패드이다. 고속회전 중인 제동디스크에 마찰재인 제동패드를 접촉시켜 차량의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하면서 열차가 감속하게 된다.

 

제동디스크와 제동패드는 열차의 안전 운행과 직결되는 부품이기 때문에 철도차량 설계 및 유지ㆍ관리 시 각별하게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고열 및 마찰ㆍ마모에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내구성과 마찰계수(디스크-패드 간 접촉면에 작용하는 마찰력의 크기)를 확보하고, 소음은 줄일 수 있도록 소재의 선정부터 설계 및 제품 제작 등의 공정을 까다롭게 진행한다.

 

차량 운영사 및 업계 관계자들은 동력집중식 고속차량(KTX-산천)에 들어가는 제동패드의 경우 일반적으로 교체주기가 12개월 이내이고, 제동디스크의 수명도 10년 정도로 본다.

 

차량의 누적 운행횟수 및 운행 여건 등에 따라 교체주기가 더 빨리 도래할 수도 있다. 

 

문제는 제동디스크 및 제동패드가 주기적으로 교체해줘야 하는 소모성 부품임에도 불구하고, 국산화 개발이 늦어 외자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는 점에 있다.

 

실제로 지난 2015~2016년 사이 코레일이 수입한 품목 중 제동패드는 1위, 제동디스크는 4위였다.

 

▲ 동력분산식 고속철도차량 제동시스템 구조(제동디스크 및 패드, 자료=유진기공 제공)     ©철도경제

 

철도차량부품개발 국가 R&D 과제를 총괄 수행 중인 코레일 차량부품개발사업단(이하 부품개발사업단)은 철도차량을 유지ㆍ관리하는데 있어 교체 소요ㆍ비용이 크게 발생하는 제동디스크 및 제동패드 국산화 개발을 17개 세부과제 중 하나로 선정했다.

 

과제의 정식명칭은 '동력분산식 고속철도차량 제동디스크 조립체 및 제동패드 개발'이다. 이미 지난해 4월 부품개발사업단이 첫 출범할 때부터 연구를 시작해 오는 2024년 12월까지 개발을 마칠 예정이다. 

 

총 연구비는 약 77억 원이 투입되며 주관연구개발기관은 유진기공산업, 공동연구개발기관은 다윈프릭션ㆍ한국철도공사, 위탁연구개발기관은 생산기술연구원ㆍ인하대학교이다.

 

철도경제신문은 지난 9일 주관연구개발기관인 유진기공산업을 방문해 과제의 주요 연구목표와 개발의 필요성, 중점 연구개발 내용 등을 직접 들어봤다.

 

▲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유진기공 본사 전경. 유진기공은 '동력분산식 고속철도차량 제동디스크 조립체 및 제동패드 개발' 과제의 주관연구개발기관이다.   © 철도경제

 

이번 과제의 연구책임자인 유진기공 강성웅 이사는 "KTX-이음이 상업 운행에 들어간 시점에서 기존의 동력집중식에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으로 점점 바뀔 것인데, 아직 동력분산식 차량에 들어가는 제동디스크와 패드는 국산화되지 않은 상태이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KTX-이음(EMU-260)의 제동디스크는 프랑스산이, 제동패드는 이태리산 제품을 적용했다"며 "설령 국내에서 설계를 할 수 있다 할지라도 제조기술을 모두 갖추고 있지 않아 결국은 국내에서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앞으로 기존 고속철도용 제동디스크 및 제동패드 교체에 들어가는 비용에 약 300억 원,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신규 제작에 따라 약 600억원의 규모의 시장이 추가로 형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제동시스템 중 제동디스크ㆍ패드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약 37%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해외에서 들여오다 보니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더군다나 납기도 평균 6개월 이상 걸리고, 해외사의 제품이다보니 유지ㆍ보수에 필요한 서비스를 받기도 쉽지 않다. 

 

소모품인 제동디스크와 제동패드를 국산화 개발하게 되면, 차량제작사 입장에서는 부품의 수입에 소요되는 비용ㆍ시간 및 원가를 절감시킬 수 있다. 

 

차량운영사에서도 기존의 수입품을 대체할 수 있게 돼 유지ㆍ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소모성 부품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해, 부품개발사업단이 지향하고 있는 '선순환 철도차량 부품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 유진기공에서 개발 중인 고속열차용 제동디스크(사진 왼쪽)와 다윈프릭션에서 개발 중인 고속열차용 제동패드(사진 오른쪽) 구조도. (사진=유진기공 제공)     ©철도경제

 

이번 과제에서 유진기공은 제동디스크를, 다윈프릭션은 제동패드를 개발한다.

 

강성웅 이사는 "세계적으로 제동시스템을 생산하는 곳이 3개사 정도인데, 독일이 약 60%, 미국이 약 30% 정도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며 "유진기공의 경우 주로 국내 시장 위주로 제품을 공급했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1990년대 일본과 기술제휴를 맺어 제동장치를 생산하기 시작한 이후 2000년대부터 제동장치를 국산화해왔다"며 "사실상 제동디스크을 포함한 제동시스템을 공급한 회사가 유진기공이 유일해 이번 연구과제에 도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개발하는 제동디스크 및 제동패드는 기존의 동력집중식 KTX와는 다르게 설계돼야 한다.  

 

강성웅 이사는 “예컨대 KTX-1에는 한 축당 디스크가 4개, KTX-산천에는 3개가 들어가는데, 차세대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인 EMU-320에는 2개 들어간다”며 “이는 기존 동력분산식 고속차량과 비교했을 때 1개의 제동디스크와 패드 당 약 1.6배 강한 제동에너지를 견딜 수 있어야 함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 유진기공 내 기술연구소에 있는 다이나모 시험기 외부에서 새롭게 개발 중인 제동디스크를 테스트하며, 분석하고 있다.  © 철도경제

 

▲ 다이나모 시험기 내부 (사진=유진기공 제공)  © 철도경제

 

강 이사는 유진기공 공장 내 설치한 다이나모 시험기를 직접 보여줬다. 

 

그는 "EMU-320 기술사양과 EN 14535-3 국제규격 등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제동디스크가 680℃ 이상에서도 마모나 열균열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시속 500km급의 가상 환경을 구현해 검증할 수 있는 다이나모 시험기로 현재 시제품을 제작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온에 견디고,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소재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일반적으로 전동차 등 철도차량에는 주철을 쓰지만 고속차량에는 주강재질을 사용한다. 

 

이번 연구과제를 통해 기존의 새롭게 개발하는 고속열차용 제동디스크에 적용하는 소재는 크롬, 니켈, 몰리브덴 등의 합금요소가 포함되는 주강(Cast steel) 재질을 사용한다.

 

▲ 다이나모 시험기에서 제동디스크 성능을 평가하고 있는 모습(650도 이상 고열에서 견디면서,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검증하고자 시속 500km급 환경에서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사진=유진기공 제공)  © 철도경제

 

최적의 합금 구성 요소를 도출해 고열에 견디면서 내구성이 향상시킬 수 있도록 개발해 기존의 수입품과 견주어봐도 손색없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다윈프릭션에서 맡고 있는 제동패드의 경우 구조설계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제동패드는 제동디스크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고열을 빼내야 하기 때문에 백플레이트에 '블록' 모양의 마찰재(스터드)를 배치한다.

 

마찰재는 마찰계수를 높일 수 있도록 적절한 소재와 유연성을 가지는 것이 핵심이다. 

 

다윈프릭션에서는 소결(燒結, 가루 상태의 물질을 어떤 형상으로 압축한 것을 녹는점 이하의 온도에서 가열했을 때, 서로 엉기어 굳어지는 현상) 온도에 따른 성분 분석 과정을 거쳐, 소결마찰재 조성 및 공정 개발을 마친 상태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시제품을 가지고 시험평가를 거친 후 차량제작사의 기술요구사양 및 국제규격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확인받는 일이다. 

 

강성웅 이사는 "지금까지 국제적 수준의 성능인증을 받은 제동디스크ㆍ패드는 없었다"며 "철도안전법 등에 따라 국내에서 철도용품 형식 승인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EN 14535-3(제동디스크), UIC 541-3(제동패드) 등 국제규격이 요구하는 성능을 만족시켜 공인인증을 받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지금까지는 국내 시장에 국한돼 있었지만, 국제적 인증을 받고 현차시험 등을 통해 신뢰성을 검증받으면 가격ㆍ품질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연구개발 성과물을 실용화하고, 차량제작사 등과도 협력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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