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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차량부품 국산화가 살길2] 열차 두꺼비집, 주회로차단시스템 "전기적 수명 3배↑ 모듈화 BOX로 개발"

동력분산식 열차로 바뀌는 추세, 진공인터렙터 수명 3배 증가 "국제인증도 획득"
세계 최조, 국내 기술 위상제어기ㆍ자가진단감시기능 탑재해 해외 경쟁력 확보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1/08/17 [08:55]

[철도차량부품 국산화가 살길2] 열차 두꺼비집, 주회로차단시스템 "전기적 수명 3배↑ 모듈화 BOX로 개발"

동력분산식 열차로 바뀌는 추세, 진공인터렙터 수명 3배 증가 "국제인증도 획득"
세계 최조, 국내 기술 위상제어기ㆍ자가진단감시기능 탑재해 해외 경쟁력 확보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1/08/17 [08:55]

(철도경제신문X코레일 철도차량부품개발사업단 공동기획) 세계 철도시장 규모는 약 230조 원. 이 중 부품시장은 전체의 30%를 차지하지만 국내 철도차량부품의 세계 점유율은 1% 남짓이다. 철도차량 부품시장을 선도해야 할 국내 철도차량 부품업체는 영세하다.

 

철도경제신문은 철도차량 주요부품의 국산화를 지원하고,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R&D사업으로 추진 중인 '철도차량부품 연구개발사업'을 각 세부과제별로 취재한다. 이를 통해 철도차량산업의 현 주소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본다. / 편집자 註. 

 

[철도경제신문=장병극 기자] 철도차량의 주 에너지원이 전기로 바뀌면서 관련 핵심 기술도 고도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제3궤조 방식을 제외한 국내 대부분의 열차는 선로를 따라 상부에 가설된 전차선으로부터 지붕 위에 설치한 팬터그래프를 통해 최초 전기를 공급받는다.  

 

그 다음엔 전기가 주회로 차단기(Main Circuit Breaker, MCB)를 통과한 후 열차 내부의 변압기를 거쳐 각종 부품 및 다른 장치 등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여기서 주회로 차단기는 열차가 전차선으로부터 팬터그래프를 통해 공급받는 전기를 열차 내부에 투입시키거나 혹은 차단하는 '스위치'와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흔히 가정에서 사용하는 '두꺼비집'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각종 장애ㆍ사고 등으로 인해 전류가 불안정하게 흐르거나 끊기는 경우에는 열차 내부의 부품을 보호하게끔 전류를 차단시킬 수도 있다.

 

먄약 주회로차단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열차를 움직이는 에너지원인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운행을 할 수 없다. 전기철도차량에서 주회로차단기가 중요한 이유이다.

 

▲ 수리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국산화 KTX-산천용 주회로 차단기.  © 철도경제

 

◆ 동력분산식열차로 전환 추세, 국내 주회로 차단기 시장 "외산 잠식 우려"

 

국내에서는 1980년대부터 철도운영사 및 차량ㆍ부품제작사 등의 노력으로 전동차, KTX-산천, 화물형전기기관차, ITX-새마을 등 전기철도차량에 탑재되는 주회로 차단기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스위스 Sechron社 등 주회로 차단기를 생산하는 세계적 철도차량 부품회사에 밀려 KTX-이음(EMU-260)에 들어가는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는 외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대로 두면 앞으로 동력집중식 고속열차(KTX)를 대체할 예정인 EMU-320에도 외국의 제품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레일 차량부품개발사업단(이하 부품개발사업단)은 지난해부터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제작에 필요한 핵심장치 중 하나인 주회로 차단시스템 연구ㆍ개발에 착수했다. 

 

총 연구비는 약 79억 원이 투입되며 주관연구개발기관으로 비츠로이엠이, 공동연구개발기관으로 코레일ㆍ태희에볼루션ㆍ큰날개가, 위탁연구개발기관으로 현대로템이 참여한다.

 

철도경제신문은 지난 9일 '동력분산식 고속철도 차량용 모듈형 주회로 차단시스템 개발'과제의 주관연구기관인 비츠로이엠을 찾아가 이번 연구과제의 필요성 및 목표 등을 들어봤다.

 

▲ 경기도 안산에 소재한 비츠로 공장 전경. 비츠로이엠은 '동력분산식 고속철도 차량용 모듈형 주회로 차단시스템 개발'과제의 주관연구개발기관이다.  © 철도경제

 

비츠로이엠 장택수 대표는 "국내는 주회로 차단기 시장 자체가 크지 않아 기업에서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용 주회로차단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기술ㆍ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투자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결국 해외에 비해 기술력도 떨어지고 경쟁력도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세계 고속철도시장은 기존의 동력집중식에서 가ㆍ감속 능력 및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동력분산식 차량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국내 철도 부품시장의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여기에 필요한 기술을 제때 확보하지 못한 있는 셈이다. 

 

업계에선 해외와 대비했을 때 약 5.3년 정도 기술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장택수 대표는 "외산 주회로 차단기를 한번 사용하게 되면 추후 20여 년간 해당 열차의 유지ㆍ보수도 특정 해외사에 잠식당하게 될 수 있다"며 "한국에서 동력분산식 열차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는데,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국가가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전차선 사고상황 모의시물레이션이 가능한 합성(종합) 시험 설비.    ©철도경제


◆ 향후 전세계 동력분산식열차용 주회로차단기 시장 2조원대 이를 듯

 

동력분산식에 열차에 적용할 수 있는 주회로 차단기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되지 못하면서 지난 1월부터 상업운행을 시작한 KTX-이음에는 약 17억 원, 추후 도입될 ITX-새마을(EMU-150)에 약 29억 원 정도의 외산 주회로 차단기가 설치됐다. 

 

앞으로 15년 간 국내열차를 순차적으로 동력분산식 차량으로 교체한다면 185억 원 규모의 주회로 차단기 시장이 만들어진다. 향후 유지ㆍ보수 수요까지 생각한다면 시장 규모는 훨씬 커진다.

 

무엇보다 세계 시장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유럽철도산업연맹(the Association of the European Rail Industry, UNIFE)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고속철도차량의 약 75% 이상이 동력분산식이다. 

 

한마디로 지금 제작하고 있는 고속철도차량은 모두 동력분산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더군다나 동력분산식 기술이 고속열차에서 준고속열차로 확대ㆍ적용되면서 이에 맞는 주회로 차단기 수요도 약 2조 611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과제를 통해 주회로차단기를 국산화하고, SIL(안전성인증)ㆍTSI(유럽 철도부품 호환성 인증) 등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인증까지 획득한다면 수요가 풍부한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 ITX-새마을 지붕 위에 탑재한 노출형 주회로 차단 장치. 이번 과제에서는 주회로 차단시스템 구성품을 BOX로 모듈화해 제작할 예정이다.   © 철도경제

 

◆ 주회로 차단시스템 모듈형 BOX로, VI 전기적 수명 3베 증가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외산 제품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핵심 장치인 주회로 차단기의 수명을 늘려야 한다. 

 

비츠로이엠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열차용 주회로 차단기의 기계적 수명은 약 25만 회, 전기적 수명이 약 3만 회 수준이다.

 

여기서 해외 수준의 제품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기적 수명을 약 3배 끌어 올려야만 한다.

 

장택수 대표는 "주회로 차단기에서 핵심 부품인 진공차단기의 진공인터럽터(Vacuum Interrupter, VI)를 비츠로이엠에서 국내 최초로 양산하면서 전기기관차을 비롯한 열차 주회로 차단기 국산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이번 과제를 통해 VI의 전기적 수명을 기존 대비 3배 이상 향상시켜 발주처 및 제작사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고 해외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주회로 차단기의 핵심 부품인 진공차단기의 진공인터럽터(VI). 이번 연구개발을 통해 전기적 수명을 기존 3만회에서 약 3배 끌어올릴 예정이다.  © 철도경제

 

이번 연구과제에서는 KTX-이음에 탑재한 외산 주회로 차단 시스템과 동일한 방식으로 모듈형 BOX로 최종 개발하는데도 초점을 뒀다. 

 

쉽게 말해 주회로 차단 기능을 수행하는 각종 구성품들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나로 모아 BOX로 제작해 열차 지붕 위에 설치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주회로 차단기를 비롯해 접지스위치(ES), 계기용 변압기(PT), 계기용 변류기(CT), 피뢰기(SA), 단로기(SA) 등 구성품들이 동력차량 지붕 위에 노출된 형태로 설치했다. 

 

열차 운행 시 외부 기후ㆍ환경 조건 등에 의해 각 구성품이 장시간 노출되면 전기적 열화 혹은 노화가 빠르게 진행돼 장애ㆍ사고를 일으킨 가능성도 높아지고, 구성품이 외부 이물질 등과 충돌해 열차가 운행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주회로 차단시스템에 필요한 개별 구성품들을 따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이 번거롭고, 시간도 많이 든다. 

 

일단 BOX로 모듈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노출형 주회로차단 구성 장치를 재배치해야하기 때문에 다시 설계해야 하고, 모듈형 BOX도 방수ㆍ방진ㆍ절연 성능 등을 모두 갖춰야 한다. 

 

▲ 비츠로이엠 공장 내부에 있는 雷충격시험기(上)와 과부하개폐시험기(下)  © 철도경제

 

◆ 위상제어기ㆍ자기진단감시기능 모두 BOX에...특화된 시스템으로 해외 시장 겨냥

 

주회로 차단시스템으로 모듈화해 BOX로 넣으면 해당 구성품의 이상유무를 육안으로 검사할 수도 없다. 이때문에 이번 연구과제에서는 '모듈형 주회로 차단시스템'에 자기진단 감시 기능을 추가해 개발할 예정이다. 

 

장택수 대표는 "IoT기능을 접목시켜 모듈형 BOX를 직접 열어보지 않고도 각 구성품의 실시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저장해 정비기지에서 무선으로 데이터를 넘겨받아 주회로 차단시스템의 상태를 선제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지상 서버까지 개발해 유지ㆍ보수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비츠로이엠이 개발해 KTX-이음에 최초 적용한 위상제어기도 모듈형 BOX에 함께 탑재하게 된다. 

 

위상제어기는 열차에 공급되는 교류(AC) 전기의 특성을 고려해 최적의 시점에서 투입ㆍ개방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장치로 부하 전류가 열차로 공급되지 않게끔 만들어 주변압기의 손실을 막고 주회로 차단기의 신뢰성 및 수명을 향상시킬 수 있다.

 

▲ 주회로 차단기 연속개폐(내구성) 시험기.  © 철도경제

 

이번 연구과제를 통해 국산화 개발하는 주회로 차단기는 전동차용ㆍITX-새마을용ㆍ화물형 전기기관차ㆍKTX 등 기존에 사용되던 제품에도 모두 호환이 가능하도록 만들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차종에 구애받지 않고 부품을 공용(共用)할 수 있어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을 더욱 줄일 수 있고, 열차 운영사에서 필요로 하는 각 구성품을 별도로 공급할 수도 있게 돼 열차 운행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택수 대표는 "주회로 차단시스템에 특화된 위상제어기와 진단 감시장치까지 탑재해 모듈형 BOX로 개발하는 것은 세계 최초이다"며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독자 기술의 모듈형 차단시스템을 개발에 성공해 차량제작사 및 운영사의 요구조건도 충족하고 해외 경쟁력도 확보하는데 공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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