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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철도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이유

한국철도공사 정정래 연구원장

철도경제신문 | 기사입력 2021/09/27 [09:10]

[특별기고] 철도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이유

한국철도공사 정정래 연구원장

철도경제신문 | 입력 : 2021/09/27 [09:10]

▲ 정정래 한국철도공사 연구원장 © 철도경제

[철도경제신문=정정래 / 한국철도공사] 18세기, 제1차 산업혁명 시대는 증기기관차로 대표되는 철도가 탄생하며 교통혁명을 일으켰다.

 

당시 운송수단인 마차는 소규모 물자만을 담당할 수밖에 없었고, 선박은 비ㆍ바람이나 지리적 영향으로 안정적인 물자수송이 쉽지 않았다.

 

철도는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 영국에서 시작된 굴뚝연기를 유럽전체로 확대시켰다. 이는 연쇄적으로 금속, 기계 등 다른 산업의 부흥을, 그리고 경제를 비롯한 정치ㆍ사회ㆍ문화 등 모든 분야에 혁신을 일으켰다. 이렇듯 철도는 산업혁명을 폭발적으로 확산하는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담당했다. 

 

그랬던 철도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 과거처럼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가? 아쉽게도 ‘NO’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첨단산업인 우주ㆍ항공분야가 아니더라도, 육상 경쟁자인 자동차에도 뒤쳐져 보인다. 철도기술도 또한 독일이나 중국 등 철도강국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우주에서 화성을 탐사하고 땅위에서는 사람 없이 운전이 가능한 시대를 열고 있는 자동차 산업을 바라볼 때, 여전히 철도기술 혁신은 더디고 다른 산업을 따라가기에 급급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철도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철도 인재를 양성하고 투자를 확대해야 하고, 그동안 개발된 기술력은 잘 다듬어서 고도화해야 한다. 제반여건도 긍정적이다.

 

2015년 국제 파리기후변화협약, 2020년 12월 정부에서 발표한 ‘탄소중립 추진전략’ 등 지구환경 지키기가 전 세계적인 화두다. 철도는 탄소발자국 줄이기를 위한 대안으로서 재조명되고 있다.

 

정부의 철도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철도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놓쳐서는 안 될 호기다.

 

국내에서도 기술혁신과 안전수준 향상을 위한 노력이 꾸준히 있어왔다. 

 

2004년 KTX 도입 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고속철도 기술은, 2018년 세계 4번째로 고속열차(KTX-산천)를 제작한 국가가 되었다. 최근에는 동력분산식 차량인 KTX-이음이 영업운전에 성공하는 등 고속차량분야 기술진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차량정비도 큰 변화를 예고한다. 그동안에는 정비주기에 따라 시행하는 TBM(Time Based Maintenance) 기반이었다면, 앞으로는 운행 중에 부품상태를 상시 자체 점검하고 이상여부를 관련부서에 전달해 정비를 시행하는 CBM(Condition Based Maintenance) 기법으로 전환된다.

 

정비분야에 큰 획을 긋는 일로, 열차운행 안정성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일반철도 주력인 동력분산식 EMU-150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차량이 움직이는 시설분야에서는, 2018년 한국철도공사 주도로 국산화에 성공한 ‘위상배열 초음파 레일탐상장비’가 있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레일균열을 기존제품 대비 50%이상 정확도를 높였고 불가능했던 수직균열 확인도 가능토록 개선했다.

 

이의 결실로 내년 2월, 베트남에 수출길이 열리는 등 세계적으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자동검출 기술도 주목할 만하다. 봄철에는 차량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차선 구조물에 까치가 둥지를 지어 단전으로 인한 장애가 빈번히 발생한다.

 

지금까지 직원들이 일일이 눈으로 확인하고 둥지를 제거했으나, 앞으로는 AI기술이 탑재된 달리는 열차에서 자동으로 정확히 검출할 수 있다. 업무효율성이 대폭 향상된 것이다.

 

지금까지 몇 가지 철도기술 개발사례를 언급했지만, 현재도 IOT, AI, 빅데이터 등을 접목한 철도자율운전, 무인자동입환, 스마트 철도 유지보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철도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우리나라 철도미래를 밝게 하는 의미 있는 한걸음이 될 것으로 믿는다.

 

그렇지만 현재에 안주할 순 없다. 우리나라 철도기술 향상과 발전을 위해 좀 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방향이 필요함을 느낀다. 이런 판단 하에 필자가 철도현장에서 느낀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산ㆍ학ㆍ연ㆍ관이 하나의 팀(One-Team)으로서 기술혁신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철도기술 통합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단절된 연구와 실용화 환경에서는 주체별로 이해관계가 달라 협력이 쉽지 않다. 또한, 기술력 있는 잠재적인 우수업체가 철도산업에 진입하지 못하는 폐쇄적인 구조도 문제다.

 

플랫폼은 이러한 장벽을 제거하는 수단으로서, 건전한 철도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고 철도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둘째, 기존 철도의 기술혁신이다. 새로운 철도건설을 위한 기술개발에는 많은 공을 들였으나, 운영 중인 노후 일반ㆍ도시철도 개량을 위한 투자에는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개량공사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혁신기술 개발이 없다면, 고객 불편은 불가피하다.

 

지속적으로 노후화가 진행될 기존철도에 대해 신경써야할 대목이다. AI, IOT, 로봇기술 등 최신기술은 기존노선 개량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셋째, 안전이다. 인명사고 예방에 초점을 맞춘 기술이 혁신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사람중시 경영은 기업의무이고, 앞으로는 그 기술수준이 해당산업 경쟁력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인력작업은 기계화, 자동화, 무인화 하도록 관련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 안전장치를 위한 2중, 3중의 보호기술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제4차 산업혁명기인 오늘, 철도는 주역이 아니다. 하지만, 제5차, 제6차 산업혁명에서는 예전의 명성을 되찾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철도기술을 연구하는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 마지막으로, 철도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많은 애정과 관심을 바란다.

 

※ 본 기사는 국토매일(2021.9.27일자)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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