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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모라토리움 위기에 빠진 서울교통공사, 국비지원은 여전히 ‘답보’

정부가 시행한 무임승차 관련 법령, 책임은 지자체에게 전가 '중앙정부는 여전히 묵묵부답'

박재민 기자 | 기사입력 2021/09/29 [08:30]

[이슈] 모라토리움 위기에 빠진 서울교통공사, 국비지원은 여전히 ‘답보’

정부가 시행한 무임승차 관련 법령, 책임은 지자체에게 전가 '중앙정부는 여전히 묵묵부답'

박재민 기자 | 입력 : 2021/09/29 [08:30]

▲ 여의도에서 열린 '도시철도 지속가능경영 정책포럼'.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시곤 교수가 발언 중이다. © 철도경제

 

[철도경제신문=박재민 기자] 서울교통공사가 ‘모라토리움’ 위기에 빠진 가운데, 노사정과 학계가 도시철도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국비보전의 열쇠를 쥔 중앙정부는 여전히 무관심이라는 지적이다.

 

28일 서울교통공사 등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정치권과 함께 ‘도시철도 지속가능경영 정책포럼’을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개최했다.

 

이날 포럼 주제발표는 서울시립대 고홍석 교수와 공공네트워크 수열 정책의원이 맡았으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김시곤 교수를 좌장으로 서울시의회 우형찬 교통위원장, 녹색교통운동 송상석 정책위원장,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명순필 정책자문위원장, 인천시 김을수 교통정책과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 공공교통네트워크 수열 정책위원은 도시철도 재정지원 해외사례와 법 개정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 철도경제

 

▶ 운임인상ㆍPSO 국비보전이 재정난 해결 ‘실마리’

 

주제 발표에 나선 참가자들은 ‘원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낮은 운임’과 ‘정부의 공익서비스 수송비용 책임전가’가 현재 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한 도시철도의 재정위기를 불러왔다고 한 목소리 냈다.

 

세계적으로 호평받는 국내 도시철도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그 이면에는 ‘적자’라는 그림자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서울시립대 고홍석 교수는 “서울시도 도시철도 공채를 지자체에 이관하는 등의 지하철 부채관리 특별대책을 세워왔지만, 현실은 계속해서 재정 악화”라고 주장했다.

 

고 교수는 재정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원가에 미치지 못한 운임과 늘어나는 무임승차 손실액이라고 분석하면서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통합 이후에 생긴 비합리적인 비용구조도 재정난 원인을 한몫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철 운임 결정과정을 보면 서울교통공사가 전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라며 “다시 말해 적자를 보전할 중요한 주체인 시민에게 비용을 분담할 수 있는 구조가 돼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한 “교통공사의 경우, 도시철도 운영기관 중 영업km당 인력이 가장 높다”며 “지하철 공사의 통합이 과연 어떤 효과를 냈는지, 내부 원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공교통네트워크 수열 정책위원은 도시철도 재정지원 해외사례와 법 개정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수 정책위원은 “해외 노인교통요금 할인 사례와 해외 공공교통 운영기관 재정구조를 살펴보고, 팬데믹 시기에 대중교통에 대한 지원이 어떤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며 “다수의 국가들이 이동권 보장과 소득재분배를 위한 적극적인 공공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한국 같은 경우도 요금 할인 수준이나 방식을 바꾸자는 의견들이 있으나, 보편적인 무임수송을 위해서는 지방이건 중앙이건 재정지원이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 정책포럼에 기재부ㆍ국토부 참석 요청했지만 끝내 참석 안해

 

주제발표 이후에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도시철도 재정난에 대한 의견을 펼쳤다.

 

먼저 녹색교통운동 송상석 정책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 전에도 이러한 논의가 지속됐지만 관철되지 않았고 오히려 적자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기획재정부가 운영기관의 ‘방만경영’을 이유로 국비보전을 반려하고 있지만, 이미 양 공사 통합 이전에 많은 부분이 구조조정됐다”고 주장했다.

 

송 정책위원장은 탄소중립 정책을 근거로 도시철도 국비보전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탄소중립위원회의 권고를 따르기 위해서는, 승용차 중심에서 대중교통 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공공교통 정부 지원이 환경적 측면을 보더라도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노조 측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참석한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명순필 정책자문위원장은 공사의 방만경영이 문제라는 주장이 억측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실제로는 공사 통합 이후 인력이 오히려 1000명 줄어들었고 1인 근무하는 역이 비일비재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시민 복지를 위해서는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공교통으로 나아가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중앙정부의 무관심도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당초 서울시의회는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이번 정책포럼에 부르기 위해 관련 공문을 보냈으나 끝내 두 부처 관계자들은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우형찬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은 반성해야한다”며 “앞으로 이런 자리에 시민들의 요구에, 또 언론의 요구에, 국회 요구에, 제대로 참석하기를 바란다”고 목소리 높였다.

 

▲ 광화문역 승강장에는 서울교통공사 재정난에 대한 내용이 담긴 포스터들이 부착돼있다. © 철도경제

 

▶ 모라토리움 위기 빠진 ‘서울교통공사’…철도 산업 ‘위기’

 

이번 정책포럼이 도시철도 재정난 해결을 위해 노사정과 학계가 머리를 맞댔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둘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서울교통공사의 ‘모라토리움’(지불유예) 위기가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오는 12월 15일 만기인 기업어음(CP) 7200억 원을 상환하지 못한다면 모라토리엄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채권단이 경영을 관여할 수 있어, 도시철도 50여년 역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문제는 직원들의 급여가 밀릴 수 있고 협력업체 대금 지금까지 어려워 철도 업계가 충격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정부가 공사채를 통해 서울교통공사의 위기를 구출해야하는데, 행정안전부가 공사채 발행을 결정하지 않아 ‘모리토리움’ 선언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가에서도 입법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도시철도 공익서비스(PSO) 지원을 위한 관련 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심의를 통과했으나, 기획재정부가 재심사 요청하면서 여전히 계류 중이다.

 

서울시립대 고홍석 교수는 “관련법에 따르면 시행 주체가 관련 비용도 부담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인데 무임승차는 시행 주체가 분명히 정부다”며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똑같은 무임승차를 하고 있는 코레일의 경우, 정부에서 손실을 보전해주고 있어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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