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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현대로템 EMU-320 제작 3년 지연, 소음이 발목잡아 "지체상금 190억 내고 재설계"

객실 소음 기준보다 4dB 초과, 차음판ㆍ흠음재 대폭 보강 '지하철 수준 69dB로 맞출 것'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국내ㆍ외 수요 확대, 업계 "기존 KTX 문제점까지 보완, 완성차 제대로 만들자"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1/10/08 [14:24]

[이슈] 현대로템 EMU-320 제작 3년 지연, 소음이 발목잡아 "지체상금 190억 내고 재설계"

객실 소음 기준보다 4dB 초과, 차음판ㆍ흠음재 대폭 보강 '지하철 수준 69dB로 맞출 것'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국내ㆍ외 수요 확대, 업계 "기존 KTX 문제점까지 보완, 완성차 제대로 만들자"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1/10/08 [14:24]

[철도경제신문=장병극 기자] 앞으로 KTX를 대체할 차세대 고속열차로 주목받고 있는 EMU-320. 당초 납기일인 올해 3월을 훌쩍 넘긴 2023년 12월에나 첫 선을 보일 전망이다. KTX-이음(EMU-260) 제작 때도 아슬아슬하게 기준을 넘겼던 '소음'이 발목을 잡았다.

 

EMU-320(Electric Multiple Unit-320)은 올해 1월 영업 운행에 들어간 KTX-이음보다 운영 최고속도를 60km/h 높인 320km/h급 고속열차다. 

 

기존 KTX는 앞ㆍ뒤에만 동력차량이 있는 '동력집중식'이지만 EMU는 개별 객차 하부에 동력장치가 있는 '동력분산식' 열차다. 전세계적으로 동력집중식열차보다 가ㆍ감속 성능이 우수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동력분산식열차 시장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현재로선 국내에서 유일하게 180km/h급 이상 달리는 열차를 제작할 수 있는 현대로템이 EMU 고속열차도 만들고 있다. 

 

현대로템은 정부 국책과제로 국토부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2012년 개발에 성공한 해무(HEMU-430X)를 통해 기술을 확보했다. 그리고 2016년 코레일이 발주한 KTX-이음을 처음 수주하며 본격적으로 EMU 고속열차 제작에 나섰다.

 

▲ 2021 부산국제철도산업전에 전시된 EMU-320 목업 외형.  © 철도경제

 

▶ EMU-320, 설계도 시물레이션해보니...객실 소음 기준보다 4dB 초과 

 

국내에서 처음 만드는 열차이다보니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소음도 그 중 하나다.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고속철도차량기술기준(KRTS-VE-Part31-2020 R1)에서는 소음시험과 관련해 적용범위ㆍ참고규격ㆍ시험방법ㆍ측정항목 및 위치ㆍ측정장비ㆍ측정방법ㆍ결과분석ㆍ평가기준 등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소음 기준은 발주자의 요구사항이나 환경부고시 등에 따를 것을 권고한다.

 

이에 따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는 차량기술기준에 준해 자체적으로 표준규격(KRCS)을 제정한다. 차량 발주 때 이를 공고하기 때문에 낙찰자와 계약사항이기도 하다.

 

코레일의 신규고속철도차량 표준규격에 따르면 KTX-이음과 EMU-320의 소음기준을 동일하게 잡고 있다. 운행최고속도로 주행시 차량 객실 내에서는 70dB, 운전실은 78dB을 넘지 않아야 한다.

 

EMU-320에 앞서 영업 운행에 투입된 KTX-이음을 제작할 당시 객실 내 소음은 69dB, 운전실은 75dB 수준이었다. 객실 내 소음치가 코레일이 제시한 표준규격에 1dB 차이로 간신히 턱걸이했다.

 

▲ EMU 고속열차 소음기준 (자료=KRCS 20005 01 / KRCS 21052 00 소음 부분 재구성).  © 철도경제

 

그런데 EMU-320은 아직 설계 중으로 실물이 없다. 

 

코레일이 현대로템으로부터 받은 EMU-320의 설계도를 가지고 최고 주행속도 기준으로 미리 시물레이션을 해봤더니 코레일의 표준규격의 기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송석준 의원(국민의 힘, 경기 이천)이 지난 8월 코레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금의 설계도대로 EMU-320을 제작할 경우 KTX-이음보다 속도가 약 60km/h 증가함에 따라 주행 소음도 5dB 높아져 객실 내 소음은 74dB, 운전실은 80dB까지 올라갈 수 있다. 

 

코레일 표준규격에서 제시한 기준보다 객실은 4dB, 운전실은 2dB 넘어선 수치다.

 

▶ 현대로템, 자진해서 EMU-320 다시 설계...흡음재ㆍ차음판 대폭 보강 '지체상금 190억'  

 

동력집중식에 비해 동력분산식은 구조적으로 객실 내 소음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동력장치를 비롯한 주요 부품들이 객차 하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겉은 비슷해보일지라도 준고속열차인 KTX-이음과 달리 320km/h급의 고속열차는 기술적으로 차이가 크다'고 말한다.

 

동력분산식이지만 속도가 낮은 도시철도 전동차의 객실 내 평균 소음이 70dB을 조금 웃도는 정도다. 소음철로 유명한 서울 5호선의 객실 내 평균 소음치가 2019년 기준으로 78.5dB이고 일부 취약 구간은 90dB를 넘기도 한다.

 

320km/h급의 고속열차를 제작하지만 객실 내 소음은 도시철도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

 

▲ EMU-260 소음측정결과 및 설계 변경 전 EMU-320 소음예상값 (자료=한국철도공사 송석준 국회의원 답변자료 재구성).  © 철도경제

 

▲ 2019년 기준 객실 내에서 측정한 서울 1~8호선 평균 소음(자료=서울교통공사)     ©철도경제

 

현대로템은 코레일과 계약한 납기일보다 3년 가까이 납품이 늦어지게 되면서 약 190억 원의 지체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지난 2016년 당시 현대로템은 EMU-320 2편성(16량)을 약 590억 원에 수주했다. 지체배상금이 낙찰가 대비 약 30%에 달한다.

 

하지만 현대로템은 'EMU-320 설계를 보강해 코레일에 최종 납품하겠다'고 코레일에 먼저 제안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결국 검사ㆍ승인기관이 수행하는 시험에서 통과하지 못해 (최악의 경우) 차량을 해체하고 다시 만들면 오히려 비용이 더 들어간다"며 "차라리 지체배상금을 물고 늦게 납품하더라도 이번 시물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차음 성능을 보강해 기준을 만족시키는 차량을 제작하는게 회사 입장에선 손실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코레일과 현대로템은 기존 설계보다 차음판ㆍ흡음재를 대폭 보강해 객실ㆍ운전실의 차음 성능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EMU-320 차체 옥상에 달린 팬터그래프 페어링의 형상을 개선하고 스테인레스스틸(STS Plate) 재질의 차음판을 6T(Thickness, 두께의 약자) 추가한다.

 

또한 객실 천장의 중앙부에 흡음재를 기존 20T에서 100T로 보강하고, 덕트 상면에 흡음재를 80T 추가한다. 객실 바닥은 탄성결합 및 STS Plate 차음판을 6T 더 넣는다. 마찬가지로 운전실 천장에도 STS Plate 차음판을 3T 추가한다.

 

이런 방식으로 설계를 변경할 경우 객실은 69dB, 운전실은 75dB 수준으로 내려가 기준치 이하로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설계 변경 후 차량 제작을 완료하면 소음 기준을 만족시키는지 다시 검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EMU-320 차량편성 일반도 예시(사진=입찰공고 첨부문서 중 'KRCS 21052 00'에서 발췌)  © 철도경제

 

▶ 코레일, 3년 늦어도 열차운영 지장없다...업계 "기존 KTX 문제점 해결 신기술ㆍ국산부품 활용↑"   

 

코레일은 EMU-320이 3년 가까이 늦게 납품되더라도 열차 운영에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번에 납기가 지연되는 물량은 320km/h급 EMU고속차량 중 최초 발주분으로, 기존 운행 중인 KTX-1ㆍ산천을 대체한다기보단 경부ㆍ호남선 등에 수요가 몰리는 특정 시간대에만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모 기관 관계자는 "2016년 당시 국가 차원에서 철도차량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열차 수주를 노리고 있어 제작ㆍ운행 실적 확보를 위해 서둘러 EMU-260에 이어 EMU-320까지 발주했었는데, 해당 사업 수주에 실패하면서 EMU-320을 급하게 제작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운영사에서 지금 당장 EMU-320을 투입해야할 정도까진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ㆍ수원발 KTX 투입, 수서고속선 고속열차 추가 투입, KTX-1 초기도입분의 기대수명 등을 고려했을 때 국내에서 신규 고속열차 수요가 생기고 있는만큼 2023년경에는 EMU-320 제작이 완료돼야 안정적으로 고속열차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레일에서도 인천ㆍ수원발 고속열차 운영을 위해 올해 747억 규모의 EMU-320 2편성 입찰 공고를 냈고, 현재 현대로템과 가격 등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해당 발주분의 납기일은 2025년 6월까지다. 

 

▲ 2021년 부산국제철도산업전에 전시된 EMU-320 목업 객실 내부.  © 철도경제

▲ 2021년 부산국제철도산업전에 전시된 EMU-320 목업 운전실 내부.  © 철도경제

 

업계 관계자는 "기왕 설계를 보완할 때 기존 KTX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유리창깨짐현상 등도 해결할 수 있도록 신기술을 적극 반영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책과제로 EMU고속열차에 반영할 수 있는 국산부품들을 개발하고 있는데 (현대로템이 열차 제작 과정에서) 해외사에 끌려 다니지 말고, 국내부품을 사용해 국내 철도차량업계에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차량 운영사 입장에서도 제작기준을 충족하는 우수한 차량을 인도받아야 승객에게 쾌적한 열차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겠냐며 "국내에서 처음 제작하는 320km/h급 EMU 고속열차가 성공적으로 영업 운행에 투입할 수 있도록 제작일정 확인 및 성능확보 여부 등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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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씨탓 2021/10/13 [17:41] 수정 | 삭제
  • 철도부품업계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항상 장기자님 기사 잘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기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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