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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기초지자체 트램사업, 철도 경험 부족에 삐걱 "업계, 우려스럽다"

철도사업 경험과 국내 트램 시공사례도 부족해 설계 단계에서 난항
지자체도 전문성 키우기 위해 조직ㆍ인사 개편 단행예고…업계 반응은 ‘글쎄?’

박재민 기자 | 기사입력 2021/10/08 [15:25]

[심층] 기초지자체 트램사업, 철도 경험 부족에 삐걱 "업계, 우려스럽다"

철도사업 경험과 국내 트램 시공사례도 부족해 설계 단계에서 난항
지자체도 전문성 키우기 위해 조직ㆍ인사 개편 단행예고…업계 반응은 ‘글쎄?’

박재민 기자 | 입력 : 2021/10/08 [15:25]

▲ 현대로템이 개발한 무가선 트램 (본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현대로템 제공) © 철도경제

 

[철도경제신문=박재민 기자]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는 노면전차(트램)가 지역 곳곳에서 추진 중이지만, 일각에서 지자체 관계자들의 사업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일부 트램사업에서 설계사가 제시한 설계안을 두고 발주처가 갈팡질팡하자, 트램 사업에 뛰어든 궤도 및 설계 업계측은 '지자체가 궤도 시스템에 대한 기술적 이해가 없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 도시철도 건설 경험 없는 기초지자체, 철도 몰이해 '트램사업 오락가락'

 

1968년 서울ㆍ부산 등에서 전차를 폐선한 후 아직까지 국내에선 트램을 깔아 운영한 사례가 없었다.

 

그나마 국책과제로 추진 중인 부산 오륙도 무가선 저상트램 시범사업이 있다지만 아직 삽을 뜨지는 않았다. 서울시에서 발주하는 위례선도 아직 차량제작사를 찾지 못했다. 

 

국내에서 추진 중인 트램 사업의 경우 위례선이나 오륙도선을 제외하면 대다수 기초자치단체에서 발주한다. 예컨대, 동탄 도시철도는 화성시에서, 성남 도시철도는 성남시에서 사업을 진행한다.

 

문제는 기초 지자체가 트램뿐만 아니라 철도사업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건설된 '도시철도'는 대부분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자체에서 트램 사업을 추진하다가 기술적으로 '판단'이 필요할 때 제대로 결정을 하지 못한다.

 

한 업계 관계자 A씨는 “광역자치단체에는 도시철도 건설만 담당하는 부서가 있어서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 있지만, 기초자치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철도사업이 없으니 어떤 설계가 적절한지 모르는 것 같다”며 발주처의 경험 부족을 꼬집었다.

 

특히 A씨는 '지자체가 트램의 특수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램은 이미 만들어진 도로망에 궤도를 만들기 때문에 도로 중심으로 설계해야만 하는데, 오히려 일반철도나 무인 경전철처럼 사업을 진행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지난 2013년 정부가 개발한 '아스팔트 마감형 매립형 궤도'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 철도경제

 

▶ 트램이 다니는 길, 매립형 궤도 설계 이해도 부족

 

트램이 다니는 선로에는 자동차 및 보행자도 통행하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일반 철도와 다른 궤도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매립형 궤도’라고 부른다.

 

매립형 궤도는 일반철도와 다르게 유지보수가 상당히 까다롭다. 궤도 위를 도로 포장재를 덮기 때문에 유지보수를 실시한다면 포장재를 들춰내야 하기 때문이다.

 

운행선로의 유지보수는 주로 심야에 진행된다. 이때 포장재를 들춰내기 위한 노면파쇄기가 필요한데, 인근 주민들 입장에선 노면파쇄기를 소음공해의 주범으로 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트램 차량이 도심 구석구석을 누비기 때문에 소음에 대한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업계 관계자들은 유지보수 비용이 적고 차량 소음이 발생하지 않게 매립형 궤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내에선 현대화된 트램을 비롯해 매립형 궤도를 시공한 사례가 없다는 점.

 

국내에 레퍼런스(참고자료)가 있다면 경험 부족한 발주처 입장에서도 최적의 시스템을 찾기 쉽겠지만, 아직 삽을 뜬 트램은 10월 기준으로 국내에 한 곳도 없다.

 

이와 관련해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무가선 저상트램 차량을 개발하기 위해 오송에 매립형 궤도를 시공한 바 있지만, 이는 운행선이 아닌 시험선이었다.

 

한마디로 실증화된 노선이 없다는 뜻이다.

 

업계 고위관계자 B씨는 “발주처에서 사업 경험이 부족하다면 어깨너머로 레퍼런스를 보고 배우면 되지만 국내에서 개통한 트램 노선이 한 곳도 없으니, 관계자들이 매립형 궤도에 대한 기술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매립형궤도는 레일 위에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를 덮기 때문에 한 번 공사를 마치면 유지보수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며 “일부 지자체에선 차량 시스템에 대해서만 고민하는 모양인데, 설계와 궤도에 대한 논의도 깊이 있게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성남 2호선 트램의 사업 조감도. 이 사업은 성남시가 직접 발주할 계획이다. (사진=성남시 제공) © 철도경제

 

▶ 트램 추진 지자체, 전문성 확보위해 조직 개편하겠다는데...업계선 '글쌔?'

 

한편, 지자체에서도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담당 부서를 신설하거나 전문인력을 고용하는 등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행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성남시는 조직 개편을 단행할 계획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트램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며 “추후에는 기존 철도팀을 철도정책팀과 트램사업팀으로 분할해 트램에 전문화된 부서를 만들 예정이다”고 밝혔다.

 

동탄 도시철도 사업의 발주처인 화성시는 철도전문 기술 인력을 고용하거나 유관기관에 사업을 위탁하려는 모습이다. 실제 김포 도시철도는 건설부터 차량발주까지 국가철도공단에서 진행한 바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설계단계에 들어갈 경우, 트램사업팀을 2개 팀으로 나눌 계획”이라며 “확정된 사항이 아니지만 철도 경력직을 고용하거나 전문기관에 사업 진행을 위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모 지자체에선 조직과 인사를 단행하고 실시설계에 들어갔지만, 현재까지도 어떠한 시스템으로 운행할 지 결정하지 못했으며 최근엔 노선계획마저 바꿔 버렸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정부에서 명확한 설계지침을 세워주거나 철도 전문 인력들이 모여 있는 관계기관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며 “아울러 국내에 레퍼런스가 없기 때문에 여러 해외시스템을 도입한 후에 국산화를 통해 한국형 매립형 궤도를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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