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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전차선 시공업계, 직종 신설 요구 "발목잡지 말라"

전철 27.5kV 이상 다뤄 "배전전공과 일하는 조건·환경·기술 모두 다른데 형평성 어긋나"
업계, 직종 신설하면 발주단가에 적정 노임 반영 기대 "숨통 트일 것"
직종 신설, 전문교육 및 전공자격제도 마련 가능 "인력 체계적 양성, 시공 품질 향상 기여"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1/05/13 [00:43]

[진단] 전차선 시공업계, 직종 신설 요구 "발목잡지 말라"

전철 27.5kV 이상 다뤄 "배전전공과 일하는 조건·환경·기술 모두 다른데 형평성 어긋나"
업계, 직종 신설하면 발주단가에 적정 노임 반영 기대 "숨통 트일 것"
직종 신설, 전문교육 및 전공자격제도 마련 가능 "인력 체계적 양성, 시공 품질 향상 기여"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1/05/13 [00:43]

[철도경제=장병극 기자] 일반 전기공사와 다른 전기철도 시공분야에 적합한 직종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전차선 업계에선 시공 및 유지·보수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적정 노임을 확보하기 위해서 직종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기철도 시공은 한전변전소로부터 154kV 전압을 받아 전철변전소에서 스코트결선 변압기를 통해 55kV로 변환한 후, 전차선로에 27.5kV 특별고압을 공급하는 전차선로 및 그에 필요한시설물을 설치하는 공사를 일컫는다.

 

관련 업계에서는 전기철도 시공이 특고압을 다루면서도 열차의 속도에 맞게끔 정밀한 작업을 하는 고난이도의 공사이고, 많은 공종(工種)을 수행하기 때문에 일반 전기공사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특화된 분야라고 말한다.

 

▲ 호남고속선 오송 인근 전차선 개량공사 모습. 운행선의 경우 열차 미운행 시간대인 새벽 1시~4시 사이 약 3시간 동안만 작업이 가능하다. 현장 인력이 약 9m 높이에 설치된 급전선 현수애자를 교체하고 있다. (사진=2020년 10월 촬영)   © 철도경제

 

◆ 전기철도분야, 다루는 전압부터 다른데...별도 직종없어 배전전공 적용 "형평성 맞춰야" 

 

현재 국내 전기공사 관련 주요 직종은 ▲송전전공 ▲송활선전공 ▲배전전공 ▲배전활선전공 ▲변전전공 ▲내선전공 ▲특고압케이블전공 ▲고압케이블전공 ▲저압케이블전공 ▲철도신호공 ▲플랜트전공 ▲계장공 ▲전기공사기사 ▲전기공사산업기사 등 14개 정도이다.

 

이 가운데 전기철도 관련 전공(電工)은 따로 분류돼 있지 않아, 그나마 유사하다고 여기는 배전전공 직종을 적용해 노임 등을 책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철도 업계 및 관련 협단체에서는 배전전공과는 분명히 다른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업계측은 "배전전공은 22.9kV 이하의 일반 배전설비의 시공 및 보수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현장에서 전주를 세우고 완금·애자 등 부품과 변압기·개폐류 등 기계를 설치하며 무거운 전선을 가설하는 일을 수행하는 것으로 정의한다"며 "실제 전기철도 시공 현장과 공사 과정 등을 생각해보면 배전전공 직종으로 규정된 일과 분명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전기철도분야가 다루는 전기전압부터 확연히 차이가 나는데 단순히 배전전공 직종을 적용해 시중 임금이 책정되고 있는 것 자체부터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분야에서 임금을 책정하는데 있어 '전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고전압에서 일할수록 위험도가 높고 그에 맞는 기술과 경험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배전전공은 22.5kV 이하에서 일하지만 전기철도에서는 전철변전소에서 55kV를, 전차선로에서는 27.5kV를 다룬다"며 "철로에서 공사를 수행하는 등 작업 환경 자체도 다른만큼 직종을 신설해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기철도 시공의 경우 열차 속도에 따라 전차선의 높이, 당김 등을 정밀하게 조정해야만 한다"며 "철도 특성과 현장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선행돼야만 전철주 및 관련 부품, 기계류를 설치하고 전차선을 가설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경부선 석수역 구내에 설치된 전기철도 설비. 전철주, 빔, 애자, 가동브래킷, 당김금구 등 부품과 전차선, 조가선, 급전선 등으로 구성되며 27.5kV의 고압을 전기철도차량에 공급한다. 지상에는 155kV의 전압을 수전받아 55kV로 변환하는 변압기 등 변전설비를 설치한다.  © 철도경제

 

◆ KEC, 전기철도설비 별도 규정...전기철도 업계·기관서도 직종 신설 필요성에 공감

 

IEC 국제표준에 기반을 둔 한국전기설비규정(Korea Electro-technical Code, KEC)은 전기철도분야에 대해 별도로 관리할 필요성과 전문성을 인정한다.

 

KEC는 공통사항 외에 ▲저압전기설비 ▲고압·특고압 전기설비 ▲전기철도설비 ▲ 분산형 전원설비 ▲발전용 화력설비  ▲발전용 수력설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서 전기철도설비분야는 전기철도의 전기방식, 변전방식, 전차선로, 전기철도차량설비, 설비를 위한 보호, 안전을 위한 보호 등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KEC에서도 전기철도설비를 따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에 적합한 전기철도 관련 직종은 여태까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철도관련 공사발주기관에서도 직종 신설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모 기관 관계자는 "직종이 신설되면 이에 맞춰서 공사 발주 시 노임 등을 반영하면 된다"며 "단지 직종이 없기 때문에 배전전공을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철도 관련 업계는 2차례의 노조 파업을 계기로 직종 신설로 의견이 모아진 상태이다. 노조가 계속해서 임금 협상을 요구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자, 진퇴양난에 빠진 업계에서 추가 손실을 막는 방책으로 차라리 직종을 신설해 임금체계를 손보는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전전공 기준으로 공사가 발주되면 노임 산정 시 실제 현장에서 집행되는 노임과 괴리가 크다"며 "만약 직종을 신설해 발주단가에 적정 노임이 반영되면 회사도 손실을 입지 않고 낙찰받은 사업비 내에서 임금을 집행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 영천-신경주 간 철도 복선화 사업 현장. 전차선 가설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사진=2021년 4월 촬영)    ©철도경제

 

◆ 직종 신설 맞는 전기철도 인력 양성 교육도 선행돼야

   

전기철도 업계는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해 전기공사협회에 적극 건의해 철도전문위원회(위원장 신인호 신원전설 대표)를 구성한 바 있다. 위원회에는 업계뿐만 아니라 학계 등 외부 전문가들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처음 개최된 위원회에서는 이슈로 떠오른 직종 신설과 관련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참석한 위원들은 직종 신설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위원회 관계자는 "일부 위원들이 새로 직종을 신설하면 입찰 조건에 해당 직종의 인력 보유 여부가 추가될 수 있어 자칫 새로운 진입장벽을 만들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위원들 사이에서 직종을 신설하면 도리어 임금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는 이야기도 오갔다"고 덧붙였다.

 

▲ (가칭) 전철전공 직종해설안 (자료=한국전기철도기술협회)  © 철도경제

 

한편, 한국전기철도기술협회(이하 전기철도협회)는 회원사의 권익 보호를 위해 가칭 '전철전공'의 직종 신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적정 임금체계 정립을 위해 오는 하반기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 시 국가철도공단과 협력해 전기철도분야 직종 신설을 위한 임금 조사도 병행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전기철도협회 관계자는 "전기철도 관련 직종을 신설한 후 시공 인력에게 전문시공 교육 및 전공자격제도를 마련해 체계적으로 양성함으로써, 시공품질도 높이고 전문성을 확보해나갈 수 있다"며 "전기철도분야의 위상 제고 및 회원사 권익 확보 등을 위해 가칭 '전철전공' 직종이 신설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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