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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국내기술 개발, 통합형 선로전환장치 ‘호환성·안전성 방점’

낙후된 해외 의존 기술 대체, 일반-고속선 모두 사용...내구성도 높여
직접쇄정·자기진단기능 탑재, 전환력 실시간 감지...관리 효율성 뛰어나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1/05/18 [09:00]

[기획] 국내기술 개발, 통합형 선로전환장치 ‘호환성·안전성 방점’

낙후된 해외 의존 기술 대체, 일반-고속선 모두 사용...내구성도 높여
직접쇄정·자기진단기능 탑재, 전환력 실시간 감지...관리 효율성 뛰어나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1/05/18 [09:00]

 

[철도경제=장병극 기자] 일반선과 고속선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통합형 선로전환장치가 지난 2019년 국내 기술로 개발돼 주요 간선철도망에 구축되고 있다. 

 

선로전환장치는 열차가 달릴 때 선로(분기기의 가동레일)를 움직여 주행 방향을 변경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탈선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 안전한 운행을 위해서 유지·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국내에서 사용 중인 기존 선로전환장치는 대부분 1970~80년대에 해외기술을 도입해 만든 것으로 성능이 뒤떨어질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철도 운용 환경에도 적합하지 않아 다시 개발할 필요가 있었다.

 

새롭게 국산화한 통합형 선로전환장치는 한국철도(코레일)가 주관한 ‘철도기술실용화지원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기존의 해외기술 및 제품을 대체하면서 내구성과 안전성, 그리고 유지보수성 모두 뛰어나다는 평가이다.

 

▲ 통합형 선로전환장치 현장 설치 모습  © 철도경제

 

◆ 해외 의존한 선로전환장치, 노선·분기기따라 제 각각...통합형 절실

 

철도 분기기는 종류에 따라 일반분기, 탄성분기, 노스가동분기 등으로 구분된다. 

 

일반 분기기는 포인트부의 텅레일(Tongue Rail)과 기본레일을 이음매판으로 체결하지만, 탄성분기기는 텅레일-기본레일을 용접해 텅레일의 탄성으로 전환시킨다.

 

노스가동분기기는 레일 교차부의 고정식 크로싱의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노스레일을 포인트부의 텅레일처럼 가동시켜 윙레일(크래들)에 가동·밀착시키는 원리이다.

 

국내에서는 분기기에 따라 서로 다른 선로전환기를 설치해 운용 중인데, 일반철도의 경우 전기를 이용해 전동기를 동작시켜 분기기의 진로를 변경시키는 NS형 선로전환기를 사용했다. 이 선로전환기는 일반분기기와 탄성분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고속철도는 주로 노스가동분기기를 사용한다. 다만, 건설 시기에 따라 도입된 선로전환기가 다르다.

 

경부고속선 1단계 구간은 프랑스 알스톰사에서 개발한 선로전환기인 MJ-81형을, 경부고속선 2단계 구간에서는 유압을 이용해 진로를 변경시키는 방식인 오스트리아의 ‘Hydrostar 선로전환기’를 설치했다.

 

이처럼 철도 건설 시기 및 운영 노선에 따라 서로 다른 외산 기술·제품의 선로전환기를 사용하고 있어 유지·관리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또한 해외제품의 특성 상 고장이 발생하면 수리하기 어렵다.

 

▲ 철도분기기의 구조  © 철도경제

 

특히 일반철도에서 사용 중인 NS형 선로전환기의 가장 큰 단점은 간접 쇄정(鎖錠, 임의로 동작하지 않도록 고정함) 방식이라는데 있다. 

 

선로전환기 내부에서 쇄정하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의해 ‘밀착조절간’ 및 ‘동작간’이 파손되면 분기기의 가동레일이 고정되지 않아 직접 쇄정 방식에 비해 안전성이 떨어진다. 그만큼 열차 탈선의 위험성은 커진다.

 

선로전환기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으면 곧바로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로전환기도 사용횟수가 늘어나면 분기기를 가동시키는 전환력이 약화될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한데, 전환력을 측정하고자 별도의 장비를 활용해 일일히 수작업으로 검측·기록했다.

 

한마디로 철도 3대 취약개소로 분류하는 분기기의 기존 선로전환장치가 IT기술에 기반한 4차산업혁명 시대와 너무 동떨어져 있었다.

 

▲ 통합형 선로전환장치 구성도  © 철도경제

 

◆ 기관-기업 상생, 국내 철도 맞춤형 선로전환장치 개발

 

코레일은 철도신호기술 전문기업인 세화와 국내 실정에 맞는 새로운 선로전환장치를 만들고자  지난 2017년부터 16개월 동안 기술검증, 설계, 제작 등 개발 전반에 걸쳐 협업했다. 

 

이를 통해 일반선과 고속선에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직접 쇄정 및 자기진단 기능을 탑재한 ‘통합형 선로전환장치’를 개발해 실용화했다.

 

통합형 선로전환장치는 ▲분기기 전환에 사용되는 선로전환기 ▲분기기를 쇄정하는 쇄정장치 ▲선로전환기와 레일쇄정상태, 밀착검지기의 상태를 실시간 감시할 수 있는 자기진단장치로 구성된다.

 

세화 관계자는 “기존 NS형 및 MJ81형 선로전환장치보다 선로전환 가능 횟수가 20만회에서 30만회, 사용연한은 10년에서 15년으로 1.5배 가량 늘어나는 등 내구성이 크게 향상됐다”며 “전자식 클러치를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유지·보수가 필요하지 않고, 쇄정-역쇄정의 이중쇄정방식으로 설계돼 안전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최초로 선로밀착 여부와 정도를 밀리미터(mm)단위로 표시해 주는 ‘거리검지형 밀착검지기’를 적용해, 전환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에 따른 정밀한 상태 진단과 계획적 유지·보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통합형 선로전환장치에 머신러닝, 빅데이터를 활용한 첨단 기술을 접목해 실시간 작동상태와 고장정보를 알리는 자기진단기능도 탑재했다”고 덧붙였다.

 

▲ 선로전환기 자기진단장치 구성도  © 철도경제

 

세화는 코레일의 기술실용화지원사업으로 통합형 선로전환장치를 개발하면서 2017년부터 3년 간 선로전환기·쇄정장치 관련 10건의 기술특허를 새로 출원했다. 지난 2019년 10월에는 기획재정부가 주관한 혁신제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코레일이 세화가 손잡고 수행한 실용화지원사업이 관련 법에 따라 ‘성과공유 과제’로 인정받으면서, 수의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개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통합형 선로전환기 개발 과제가 기관-기업 모두 상생한 사례로 손꼽히는 이유이다.

 

통합형 선로전환장치는 공인기관 성능시험을 거쳐 대전역 등 3곳에서 약 1년 동안 현장시험을 마쳤고,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반선에 설치하기 시작했다. 

 

현재 코레일은 세화와 NS형 선로전환기 교체용 296대, MJ81형 선로전환기 교체용 10대의 통합형 선로전환기 공급을 계약했고, 이 중 NS형 교체물량 168대는 설치를 마쳤다.

 

세화 관계자는 “국내 철도 환경에 맞게끔 최적화하고 성능을 향상시킨 선로전환장치를 개발함으로써, 국산화를 통한 수입품 대체 효과 및 해외 진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며 “호환성과 안전성에 중점을 둔 통합형 선로전환장치가 일반철도뿐만 아니라 고속철도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기술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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